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11월 몇 개의 행사 9월 25일 1반을 맡았으니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눈코 뜰 새가 없다는 말이 현재 내 생활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일 것 같다. 인문사회부장의 업무와 담임의 업무를 함께 맡은데다 새롭게 담임이 되어 새롭게 학생들과 시작해야 하기에 일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래도 몇 개의 학급 행사는 챙겼다. 11월 3일 학생의 날을 맞이 하여 떡과 음료수를 돌렸고 오늘은 학급 학생들이 쌀을 가져오고 내가 떡 만드는 값을 지불하여 꿀 송편과 꿀 백설기를 만들어 먹었다. 휴대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독수리 오형제들은 열심히 소풍 및 미소 콘테스트 사진을 게시판에 붙이고 있다. 삭막하던 게시판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학급 학생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이러저러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 더보기
1학년 1반 학생들을 만나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더니 지난 주 내게 큰 신상의 변화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박근영샘이 사직하셔서 누군가 담당반이었던 1학년 1반을 맡아야만 했고 박근영샘과의 친분과 여러가지 상활들로 1반 담임을 자원하게 되었다. 학년 시작하면서 담임을 맡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그것도 2학기 시작된지 한 달이 넘은 시점에 담임을 맡게 되어 여러가지로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다. 제일 걱정이 된 건 역시 학생들. 갑작스럽게 담임이 바뀌게 된 것을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사실 그 부분이 가장 고민스러웠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지금까지는 기우인 것 같다. 주중에 갑자기 바뀐 담임을 맞기 위해 평소 하지 않는다는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 나를 기다리는 모습에서 담임 바뀐 첫날부터 금요일까지 몇몇 학생들은 장문의 .. 더보기
새벽아 고마워. 아빠 면 세워줘서(아들 여행학교 홈피에 올린 글) 며칠 전 근무하는 학교에 자매 결연을 맺을 예정인 일본의 한 고등학교 교장선생님과 교류 담당 선생님이 방문하였다. 교장선생님은 영어를 교류 담당 선생님은 사회(역사)를 전공하여 영어수업과 역사, 지리 수업을 보고싶어하였다. 그래서, 수업도 없는 데 수업시간을 바꾸어 나의 수업을 그분들에게 공개하게 되었다. 수업을 한 20분 정도 본 교류 담당 선생님이 나와 대화하고 싶다고 와달라고 했다. 이사장실에서 교류 담당 선생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통역이 계셔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교류 담당 선생님은 제주 4.3항쟁에 대해서 가르치는 수업을 보고 본인도 그 사건을 일본에서 가르쳤다며 이것 저것을 물어왔다. 중간에 통역이 있긴 했지만 교류 담당 선생님이 이야기 하는 것 중 한 삼분의 일 정.. 더보기
아들 여행학교 홈피에 올린 글(F코드와 아들) 기타를 처음 잡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음악 시간에 기타를 대충 배우곤 실기 시험을 치루었는데 시험 본다고 하니 아버지께서 기타를 하나 사주셨고, 여름 방학 내도록 이태원의 '솔개'를 연습하여 실기 시험 100점을 받을 수 있었다. 솔개를 선택한 것은 코드가 단 세 개였기에. G C D7 문제는 주법이었다. 주법이 슬로우 고고가 아니라 칼립소였는데 초짜에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주법이었는데 한 2 주 연습하니 칼립소 주법이 터득되었다. 음악 선생님이 100점을 주시면서 잘 친 것은 아닌데 초보가 칼립소 주법을 익힌 것 때문이라고 하셨다. 재밌게도 그때 이후 난 기타만 잡으면 무조건 주법이 칼립소다. 칼립소를 빨리 연주하거나 느리게 연주하면 무슨 곡이든 대충 소화된다. 딸내미가 얼마 전 아빠 기타 잘 치.. 더보기
페북질때문에..... 요즘 주로 페이스북을 하면서 개인 블로그에 들어오는 것이 뜸해졌고, 글도 함께 뜸해졌다. 그래도 좀더 진중한 얘기는 여기에 할 수 있으니 만약을 대비해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새학년이 어제부터 시작되었다. 94년에 삼일여고에 왔으니 올해로 20년째 선생을 하고 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인데 그간 무엇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올해는 동아시아사를 주로 가르치는데 동아시아사를 처음 가르치는데다 그동안 한국사나 근현대사를 주로 가르쳐와서 적응하는 데 힘이 든다. 그래도 시간은 가겠지. 19년이 흘렀듯이 곧 적응하리라 기대해본다. 교사가 20년째인 사람도 가르치는 문제 때문에 여전히 고민한다. 다른 분야에서는 이만하면 일가를 이룰 세월인 것 같은데..... 더보기
나이를 먹으며 나이를 먹으며 좋아지는 것 보단 나빠지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체력이 떨어지고 몸의 기능들이 떨어지고 정신 상태가 흐려지고 편하고 싶고 마음이 약해지고 망설이게 되고 고집도 세지고.... 근데 나이를 먹으며 제일 나쁜 건 말이 많아진다는 것 같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는 자신을 흠칫 느낄 땐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생각하게 된다. 더 나쁜 건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있다. 더보기
슬플 때 슬플 때... 내가 가장 슬플 때는 몇 달만에 연인과 만나서 잠시 함께 있다 헤어져 돌아오는 고속버스 속에서 바라보는 쓸쓸한 겨울 풍경이 아니라 진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오는 제자의 순수함을 현실이란 이름으로 어느새 더럽혀 버리는 자신을 문득 발견할 때 1994년 어느 날 더보기
비오는 날 비오는 날 비오는 날 머리며 어께에 송골송골 빗방울을 안고 물끄러미 물빛 웃음을 지으며 내민 시집 한 권, 꽃 한 송이. 몇 번이고 망설이다 몇 번이고 돌아서다 끝내 용기내어 친구와 함께 와서도 저만치 바라보곤 놀라 후다닥 달아나는 사슴.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어렵고 아픈 삶이 더 함께 할 지 모른 채 지금의 존경에 지금의 사랑에 가슴절여 사는 너의 모습. 정성을 전하고 돌아서 총총히 멀어져가는 발걸음에 기쁨이라는 파도가 잔잔히 일렁이는 기인 복도. 1994년 10월 10일 큰바위 더보기
안나푸르나를 다녀온 새벽이의 글과 나의 댓글 안녕하세요. 손새벽입니다. 잘 지내시죠?~ 저희는8박9일로 안나푸르나 abc에 갔다왔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버지와 함께 지리산종주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저의 나이는 14살(중1여름방학)이였습니다. 그때 제가 어려서인지는 몰라도땀을 많이 흘리것을 싫어하고 몸을 쓰는것을 싫어하였습니다. 그러던 제가 반 강제적으로 산에 가게됬습니다. 그때 당시 되게 많이 짜증이났었고 화도 많이 났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앞이어서 아무런 표현도 못하고 그냥 묵묵히 끝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때 이후로는 산이 싫어졌고 같이 산을 가자고 하면 별의별 핑계를 대서 거절을하고 가지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원래 6기 예정에도 없던 네팔에와서 안나푸르나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그냥 한숨만 나오고 짜증만 났습니다. .. 더보기
성대결절 성대결절은 가수들이 고난에 찬 과거를 회상할 때 반드시 나오는 뻔한 소재에 하나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그 뻔함이 내게 찾아왔다. 한 달 넘게 목이 쉬어 몸이 안 좋아서 생기는 단순한 현상으로 생각했는데 문석형이 왜 빨리 병원에 가보지 않냐고 했을 때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면 당연히 병원에 가봐야할 일을 미련 곰탱이처럼 낫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내 몸에 대한 관리는 거의 자해 수준이었던 것이다. 병원에 가서 내시경 검사를 하자고 해서 아니 목 검사 하는 데 웬 내시경 하며 쫄았다. 겁나서 쫀게 아니라 검사비가 많이 나올까 싶어.... 다행히 8천여 원. 안심. 성대결절이라는 진단과 함께 최소 두 달 이상은 말하지 말아야 한다며 한 달 있다 다시 검사하자고 하며 직업이 무언가 물어본다. 그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