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를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신선여고에서 밥을 먹다

영양사 선생님, 이정진 위원, 조영아 님(혜리 모)과 함께 신선여고에서
선진 급식 견학을 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 학교 급식이 나은 점은 밥이 더 낫다는 것 하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왜 급식 잘 나오는 학교로 신선여고를 꼽았는지
식당을 보면서 급식을 먹어보면서 급식하는 과정을 지며보면서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건 뭐 전근 가고 싶었을 정도니....

올 해 전교조에 대한 파상적인 공세와
수세적인 정치적 상황들....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폭은 그와 함께 상당히 좁아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매년 뭔가 목표를 정하고 노력해왔기에
뭔가를 해야한다는 당위성은 있었지만
상황이 너무 안 좋기에 망설이고 있었다.
아니 잠시 쉬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학운위 위원이 되면서
작년에 잘 한 번 해볼까 하다
결국 시도하지 못한
급식의 질 개선에 나서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작년 학운위에서는
계속적으로 역도부 아이들이 공짜로 밥을 먹어서
그 비용을 학생들이 내야하는 문제를 파고들었고,
드디어 올해 학교 예산에서 책정하기로 하였다.
그만한 일도 성과라면 성과라 할 수 있겠지만
역시 큰 일은 급식 때문에 학생, 선생님 갈릴 것 없이
불만이 팽배해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움직이려고 했을 때
다행히 작년에 학교에 바른 소리하며
급식에 관심을 보였던 이정진 위원이
다시 학운위 위원이 되어
의기투합 함께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면서
일은 잘 풀리는 듯 했다.

일단 급식 소위원회에 둘이 들어갔고,
이위원은 위원장이 되고, 나는 하나밖에 없는 위원이 되었다.
영양사 선생님이 간사가 되어 소위원회 회의를 통해
급식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기로 결정하였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일단 학부모 급식 모니터 요원을 희망받아 실질적인 활동을 하기로 하였고,
현재 학생들이 급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설문을 받기로 하였다.
그 전에 작년까지 학생들이 급식에 대해 어떤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지 설문 받은 내용을
테이터화하여 분석하기도 하였다.
학생 급식 모니터 반  2개 반을 지정하여
10월 한 달동안 점심 급식에 대한 평가 설문서를 매일 작성하고 있다.
11월에는 저녁 급식에 대한 평가 설문서를 작성하여 데이터화 하여
급식 질 향상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1, 2학년 학생들에게 설문을 받아 급식이 잘 이루어지는 학교가 어딘지를 확인하였고,
그 해당학교인 신선여고와 무거고등학교에 방문하여 급식을 견학하고, 체험하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그 첫 학교가 신선여고였고, 지난 20일 실시하였다.

신선여고에서 느낀 급식의 긍정적인 부분을 우리 학교의 사례와 비교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단 지상 1층에 급식실이 있으니 환경이 좋았다.
빛이 들어오고 바깥 풍경이 환히 보이며, 학생들이 움직일 수 있는 식당 공간이 넓은 편이었다.
영양사 선생님은 후덕하게 생기신 분인데 급식이 시작되자 급식판을 직접 나누어주며 학생들을 편안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식기는 윤기가 아니 광택이 났으며, 우리 학교처럼 세제 얼룩이 덕지덕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식기와 수저를 집으며 우리 학교처럼 이거 고르고 저거 고르지 않고 그냥 쏙쏙 빼서 급식에 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수저를 분리하여 취합하면서 스테인레스에 부딪혀 나는 소리를 억제하기 위해 수저통에 고무판을 깐 것도 돋보이는 아이디어였다.
급식 게시판을 아이들이 잘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급식 게시판이 썰렁하지 않고, 각종 다양한 급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곳을 활용되고 있었다.
급식이 기다리는 학생들의 줄이 주로 밖에 있었기에 비교적 식당 내부가 조용하였고, 밥을 먹기에 쾌적함을 잃지 않았다.
학생들이 밥이 모자랄 경우 밥을 직접 덜어 먹을 수 있도록 밥을 따로 퍼놓은 곳이 있었으며, 김치나 딴 반찬 감자볶음 같은 반찬도 더 먹을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었다.
국은 육개장이었는데 별로 육개장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먹어도 참 맛있었다. 육개장 특유의 맛이 잘 살아나면서도 짜거나 밍밍하지 않고 맛있었다.
카레발린 고등어는 비린 맛이 나지 않고, 카레 특유의 맛고 함께 부드러운 살코기가 씹히는 맛이 좋았다.
후식으로 준 요쿠르트는 고급으로 우리학교에서 가끔 주는 100도 안 하는 요구르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물론 매일 주는 것은 아니란다.
감자볶음은 약간 푸석한 느낌은 있었지만 맛이 있었고, 느끼하지 않았다.
식사 후 마실 물을 구비하고 있었는데 끓인 물이었다.
배식도 효율적이었다. 총 세 군데서 이루어지는 배식은 쳬계적이었고, 배식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역할을 하였다.
특히 따로 아이들이 떠 먹을 수 있는 밥이나 반찬이 있어 시간을 더욱 줄여주는 것 같았다.
식사하는 아이들이 표정이 대체로 밝은 편이었고, 자연 채광과 함께 밝은 느낌까지 주었다. 

신선여고에서 급식을 직접 보고 체험해보니 우리학교 급식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실감있게 다가온다.
자 이제 어떻게 바꾸어갈 것인가가 문제다.
바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