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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교단일기

가을 소풍

봄 소풍은 테마식을 다녀왔으니 가을 소풍은 꼼짝없이 약속대로 단체로 가야할 뻔 했다.
몇 번의 가을 소풍에 대한 논란이 오늘 아침에도 계속되었다.
울산대공원에 가서 대충 시간 떼우고 일찍 파하고 싶은 교사들의 생각과
또 학생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오히려 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꽉 짜여진 프로그램이 존재했더라면
봄에 약속한 데로 꼼짝없이 단체 소풍이 결정되었을 텐데,
결국 소풍에 대한 원론적인 견해 차이를 인정하게 되었고,
우리 반만 소풍을 따로 가기로 하였다.

사실 1학년 부장샘께는 쪼끔 미안했다.
같이 가는 게 부장으로서 여러가지로 깔끔했을텐데
그에 부응하지 못하고 7반만 떨어지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큰 소리 높이지 않고,
우리 반만 따로 가는 것에 대해
인정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반에 와서 아이들에게
소풍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먼저 이야기 하고
따로 가게 되었다고 하니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표정이 어두워지는 아이들도 있었다.

기차 여행 소풍은 어떤지
봄에 시도했다 실패한 연극 저녁 공연 보기 소풍은 어떤지
오늘과 내일 사이에 아이디어를 좀 구상해보라고 숙제를 부과했다.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있는 소풍.
과연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