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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부끄러움

어제 저녁에 2005년 3학년 6반이었던 학생들 몇 명을
이영재 샘과 함께 만났다.
이 모임을 늘 주관하는 반장 지원이
이 모임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연주
한 삼년만인가 나타난 해원이

처음 반창회를 할 때는 꽤 많았는데
점점 줄어들어
어제는 세 명과
담임이었던 이영재 샘
그리고 부담임이었던 나
이렇게 다섯이 모였다.

이제는 대학까지 졸업하고
취업이 되어
직장 생활을 하는 제자들이라
회사 이야기
연봉 이야기
보라카이 이야기 등등
재밌는 얘기가 많았다.

내년 여름 보라카이 가기로 했다는
네 명의 제자들 사이에 낄 자리가 없을 것 같은데
이영재샘은 사모님과 함께 가겠다고
나보고도 가자고 한다.
가면야 좋지만
글쎄....

이런 자리는
사실 추억을 먹는 자리
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는 자리.

이야기 끝에
자기들이 기억나는
학창시절 추억 이야기를 하는데
학생의 날 선물 이야기가 나왔다.

학생의 날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날 담임샘인 이영재샘과 부담임인 내게 받았던
선물을 잊지 못한다고
지금도 학생의 날에 학생들에게 선물을 하냐고.....
나도 까맣게 까먹고 있었는데
내가 아내가 삶아준 계란을 선물했다나.....
학생의 날 의미에 대해서 설명까지 곁들여서.....

그 때 감동했고,
자신들을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교사들에게 받았다는 말을 연주가 했다.

손이 오그라드는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들으며
여전히 학생의 날에 선물을 하고 있는
하지만 어느새 형식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하나의 행사 정도로 생각하는
근래의 학생의 날에 대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제자들은 늘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