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교단일기

학부모님께 두 번째로 보낸 편지

큰 바위 2009. 4. 4. 20:20
3월에 한 번 보내고, 이번 달에도 성적표와 함께 학부모님들께 편지를 보냈다.
담임을서 처음 해 보는 시도인데....
역설적이게도 새벽이 담임선생님의 편지가 자극도 되었고, 참고도 되었다.
주변에는 전교조가 아니면서도 학생과 학부모에 대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교사들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물론 새벽이 담임선생님이 전교조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배우는 점이 크다.....
근데 4월 4일인데 5월 4일로 보내는 실수를.....ㅋ

 

지난 주 꽃샘추위가 대단했지요. 아침 저녁으로는 얼마나 쌀쌀맞은지, 심통이 대단한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산과 들에는 온통 꽃들과 새순이 돋아나고 점차 푸른 빛이 진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어 삶은 참 행복한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번 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학부모님께 이렇게 글로써 소통을 하려고 자판을 두드립니다. 아이들에게는 지난 한 달이 변화가 크고도 참 긴 한 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1학년 담임을 처음 맡아본 제 입장에서도 지난 한 달은 여러 가지 상황이 벌어지고 조금은 힘들었던 한 달이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7반 당당반 학생들이 큰 사고 없이 또 담임의 뜻을 더디지만 잘 실행시켜주고 있어 한 달의 힘듦에 대한 보상은 충분하고도 남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한 달은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개선하고,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도를 했습니다. 아직 중학교의 티를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 학생도 있지만 이제는 어느새 어엿하고 어른스러운 여고생으로 탈바꿈하는 학생들도 많기에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더 좋아지리라 믿어봅니다.

학부모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4월의 학교, 학급행사를 안내드리고자 합니다. 8일에는 학급 떡 해먹기 행사가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느라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에 조그마한 위안이라도 삼자는 의미에서 마련한 행사입니다. 부모님들은 그저 집에 있는 쌀을 조금씩 아주 조금만 보내주시면 되고요, 나머지 비용은 저희들이 독자적으로 마련한 학급비를 이용하여 맛있는 세 종류의 떡을 해먹으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겠지요?

4월 15일에는 1학년 영어듣기 평가가 있습니다. 이 평가는 전국적으로 치루어지는 것으로 영어 수행평가에 들어가기에 이에 대한 대비도 좀 있어야 할 것이라 봅니다.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 부탁드립니다.

20일에는 전체 생활지도가 있습니다. 이때 학생이 교칙을 위반하지 않도록 복장이나 두발 등을 잘 챙길 수 있도록 지도 부탁드립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두발 길이는 좀 완화했으면 좋겠는데 학교에서는 잘 바꾸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은 마음이 무겁지만 일단 교칙은 준수하는 자세가 바람직하기에 두발도 잘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1일부터 30일까지는 동복과 춘추복 혼용기간입니다. 이때 춘추복을 너무 일찍 입어 감기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될 수 있으면 자켓을 입고 다닐 수 있도록 해주시고, 좀 더 더워지면 춘추복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28일부터 5월 1일까지는 중간고사 기간입니다. 학생들이 들어와 처음으로 치는 공식적인 그리고, 내신에 남는 시험입니다. 따라서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봐집니다. 지나친 관심은 학생들을 힘들게 하지만 지나친 무관심 역시 학생들에게는 좋지 않다고 봅니다. 처음 치는 시험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받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따듯하게 대해주시되 학생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집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 3월에도 말씀드렸지만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에 저는 결과에는 연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과정에서 노력하는 성실함과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학생들이 성장해가면서 늘 자기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자기 스스로 책임지며, 자기 스스로 정성껏 노력해가는 삶은 꾸준한 관심과 지도를 통해 가능하다고 봅니다. 학부모님과 제가 함께 관심을 가지면 반드시 가능하다고 봅니다.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감히 요청드립니다.

5월 2일이 석탄일이고, 3일은 일요일, 5일은 어린이 날이라 저희 학교에서는 4일(월)을 임시 휴무로 정했습니다. 따라서 4일은 등교하지 않으니 이 점 유의해주시고, 힘드시겠지만 연휴를 이용하여 가족과 함께 시간을 가지는 계획도 한 번 세워봐 주시고, 실행도 해주시면 학생의 성장과 가족애 확대에 큰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아이가 성장해가고, 특히 여고생이 되면 아버지나 어머니 중에는 아이가 어려운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그럴 때 괜히 자극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소통이나 함께 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어 관계가 더욱 서원해지는 경우가 있는 데 저는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오히려 더 친밀하게 그리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5월 초의 연휴는 좋은 기회라고 하겠습니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고, 경제적으로 힘드신 분들이 많을 텐데 무슨 뜬 구름 잡는 소리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꼭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죄송하게도 그 방법까지는 말씀 드리지 못하는 점 제 한계입니다.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학급 비빔밥 먹는 행사도 하려고 합니다. 학생들이 토요일에 도시락을 싸와 양동이 같은 곳에 밥과 나물 등을 넣고 비벼먹는 행사인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라 합니다. 혹 학생이 비빔밥 행사가 있다고 하면 귀찮으시더라도 밥하고, 나물이나 비벼먹을 반찬 한 가지 정도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학급행사를 자주 하려고 합니다. 적극적으로 학생들과 함께 자주 행사를 하다 보면 서로 이해력은 물론 단합력도 높아져서 아이들의 인성 성장은 물론 학업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때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이해 부탁드립니다.

이번 달도 계속 부탁만 드렸군요. 죄송합니다. 참 저희 반이 학급미화를 잘 했다고, 다른 선생님들로부터 칭찬을 받았습니다. 환경정화 모둠 아이들과 일부 자발적 참여를 한 아이들이 열심히 준비하였고, 나머지 아이들의 적극적인 청소의 결과입니다. 그러고 보면 전 참 좋은 반을 만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행복합니다.

오늘도 주저리 주저리 많은 말씀을 드렸습니다. 언제든지 궁금한 점이나 불편사항이 있으시면, 제게 연락 주시면 되겠습니다. 단 학생이 직접 해야 할 것들은 학생에게 맡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 연락처를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011-000-0000입니다. 날씨의 변동이 심해 감기나 몸살이 유행하고 있는데 늘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기원하며 이만 줄일까 합니다.

다음 달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9년 5월 4일 


1학년 7반 담임  손 성 호(올림)


추신: 학교에서 실시하는 각종 시험이나 행사 등과 관련하여 가정통신문을 학생들 편으로 보내고 있으나 간혹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일일이 연락드리면 좋지만 그렇게 하기도 힘들고 참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한 번씩 학생에게 가정통신문 같은 것 없는 지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특히 저는 학부모님의 도장이나 사인을 받아오는 것을 학생이 자의적으로 해오지 않게 지도하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여러 가지 희망조사서나 통신문 중에 학부모님 서명이 필요한 경우 꼭꼭 직접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 이런 정신머리... 한 가지 빠졌습니다. 4월 14일에는 사설 모의고사가 실시될 예정입니다. 희망조사서를 보냈는데 아이들이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서명을 받아왔는지 궁금하군요. 반드시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부모님 의사를 여쭈어라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