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교단일기
쉽지 않은 변화
큰 바위
2009. 5. 15. 21:19
나이가 먹어가면 갈 수록 변화는 쉽지 않다.
특히 교육은 더 그렇다.
타성에 젖으면 젖을 수록 내가 하고 있고,
또 내가 해온 것이 다 맞게 보이는 듯한 착각....
13일 소풍을 다녀왔다.
저녁 7시 45분에 울산에 도착했으니
우리반 아이들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으리라...
이제까지의 소풍은
반별 소풍에 방점이 찍혀있었고,
주로 고기 구워먹고,
유적지 하나 보고,
공동체 놀이를 통해 단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하였고,
다른 반과의 차별성으로 인해
그럭저럭 의미있는 소풍이었다고 자위하며 살았다.
다시 5년만에 담임을 맞고
그간 갔던 부담임으로서의 소풍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소풍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년이 모두 함께 가자는 소풍에 반대하였고,
다행히 큰 대립없이 봄에는 반별, 가을에는 함께 가기로
학년에서타협을 보았다.
함께 가는 소풍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확실하게 반별 소풍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내가 내세웠던 논리는 테마 소풍이다.
뭔가 주제가 있어야 하지 않나는 생각.....
차별성이 강조되어 쉽게 집단 소풍은 피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몇 년전 참실 사례로 테마 소풍에 대한 글들을
몇 개 본 정도가 다인 나로서는
실제 테마소풍의 장소 및 프로그램 선정에
상당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15년동안 나름 힘들고 의미있는 소풍을 해왔다는 자부심, 또는 자만심은
새로운 형태의 소풍
그것도 남들이 몇 년 전부터 하고 있는 소풍을 준비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아니, 하나 도움이 되는 게 있었다면 소풍은 아이들과 함께여야 한다는 정도....
고민 끝에 부산으로 가기로 하였고,
주제는 대학 탐방과 부산 문화 체험으로 잡았다.
부산이란 공간은 울산보다 단위가 크고
또 경험이나 체험할 꺼리가 많은데다
지하철 같은 울산에는 없는 교통환경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지역이기 때문에 부산으로 결정한 것은 잘 한 것 같다.
탐방할 대학은 우리반이 움직이는 동선 속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산대로 선정하였다.
부산대를 방문하여 학교 분위기를 느껴보고
자신이 관심있는 학과나 분야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여 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또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한 방향을 잡아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찍은
40계단을 통해 영화 촬영지의 유명세와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난민의 아픔과 애환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부산근대역사관은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사였을 뿐만 아니라
미군정청으로 이용되었고,
미문화원 방화사건이 일어난 역사적인 공간이기에
아이들 역사지식 확대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아이들의 싼 책에 대한 욕구를 해결해 주고
울산에서는 볼 수 없는
헌책을 파는 공간에 대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체험은 물론
아이들 의식 속의 문화에 대한 협소한 인식에
조그마한 충격파를 주고 싶었다.
한국전쟁 피난민들에 의해
건설되었고, 그렇기에
값싸고, 다양한 물건이 구비된
국제시장을 둘러봄으로써
내가 봐왔던 시장이 얼마나 작은 규모의 시장이며
내가 경험해 온 것들이 얼마나 작은 단위였는가 한는 것을 느끼는 것은 물론
시장통에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삶을 추체험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좀더 성숙한 계기가 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었다.
영도대교를 지나 영도에서 배를 타고
자갈치 시장 앞에 도착함으로써
배를 타보지 못한 학생에게는 배를 처음 탈 기회를
공부에 각종 걱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학생들에게는
시원하고 푸른 바다와 그 위에 부는 바람과의 접촉을 통해
지금의 삶만이 다가 아님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테마 소풍의 장소는 부산대, 40계단,
부산근대역사관, 보수동 헌책방 골목,
영도대교, 배탑승, 자갈치시장으로 잡았다.
다녀온 지금 생각해보면 시간도 많이 걸렸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아이들은
모둠끼리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며,
먹는 것부터 장소 찾아가는 것 까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의논하고,
그러다 의견이 안 맞으면 티격태격하기도 하면서
좀더 친해졌거나 좀더 멀어졌거나 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소풍은 다소 미흡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었던 소풍이 아니었을까 자위해본다.
근데, 대학탐방 오리엔티어링에 문화상품권 일곱장과
학교 앞 분식점 1만원 이용권 두장,
그리고, 보수동 헌책방에서 재미있는 또는 의미있는 또는 괜찮은 헌책을 산 아이들에게
지급할 문화상품권 세장 등...
돈은 좀 드는 소풍이었다.....
참 돈 안드는 상품도 준비했다.
이틀 조출권........
특히 교육은 더 그렇다.
타성에 젖으면 젖을 수록 내가 하고 있고,
또 내가 해온 것이 다 맞게 보이는 듯한 착각....
13일 소풍을 다녀왔다.
저녁 7시 45분에 울산에 도착했으니
우리반 아이들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으리라...
이제까지의 소풍은
반별 소풍에 방점이 찍혀있었고,
주로 고기 구워먹고,
유적지 하나 보고,
공동체 놀이를 통해 단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하였고,
다른 반과의 차별성으로 인해
그럭저럭 의미있는 소풍이었다고 자위하며 살았다.
다시 5년만에 담임을 맞고
그간 갔던 부담임으로서의 소풍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소풍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년이 모두 함께 가자는 소풍에 반대하였고,
다행히 큰 대립없이 봄에는 반별, 가을에는 함께 가기로
학년에서타협을 보았다.
함께 가는 소풍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확실하게 반별 소풍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내가 내세웠던 논리는 테마 소풍이다.
뭔가 주제가 있어야 하지 않나는 생각.....
차별성이 강조되어 쉽게 집단 소풍은 피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몇 년전 참실 사례로 테마 소풍에 대한 글들을
몇 개 본 정도가 다인 나로서는
실제 테마소풍의 장소 및 프로그램 선정에
상당한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15년동안 나름 힘들고 의미있는 소풍을 해왔다는 자부심, 또는 자만심은
새로운 형태의 소풍
그것도 남들이 몇 년 전부터 하고 있는 소풍을 준비하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아니, 하나 도움이 되는 게 있었다면 소풍은 아이들과 함께여야 한다는 정도....
고민 끝에 부산으로 가기로 하였고,
주제는 대학 탐방과 부산 문화 체험으로 잡았다.
부산이란 공간은 울산보다 단위가 크고
또 경험이나 체험할 꺼리가 많은데다
지하철 같은 울산에는 없는 교통환경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지역이기 때문에 부산으로 결정한 것은 잘 한 것 같다.
탐방할 대학은 우리반이 움직이는 동선 속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산대로 선정하였다.
부산대를 방문하여 학교 분위기를 느껴보고
자신이 관심있는 학과나 분야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여 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또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진로에 대한 방향을 잡아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찍은
40계단을 통해 영화 촬영지의 유명세와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난민의 아픔과 애환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부산근대역사관은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사였을 뿐만 아니라
미군정청으로 이용되었고,
미문화원 방화사건이 일어난 역사적인 공간이기에
아이들 역사지식 확대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보수동 헌책방 골목은
아이들의 싼 책에 대한 욕구를 해결해 주고
울산에서는 볼 수 없는
헌책을 파는 공간에 대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체험은 물론
아이들 의식 속의 문화에 대한 협소한 인식에
조그마한 충격파를 주고 싶었다.
한국전쟁 피난민들에 의해
건설되었고, 그렇기에
값싸고, 다양한 물건이 구비된
국제시장을 둘러봄으로써
내가 봐왔던 시장이 얼마나 작은 규모의 시장이며
내가 경험해 온 것들이 얼마나 작은 단위였는가 한는 것을 느끼는 것은 물론
시장통에서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삶을 추체험함으로써
인격적으로 좀더 성숙한 계기가 될 수 있게끔 해주고 싶었다.
영도대교를 지나 영도에서 배를 타고
자갈치 시장 앞에 도착함으로써
배를 타보지 못한 학생에게는 배를 처음 탈 기회를
공부에 각종 걱정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학생들에게는
시원하고 푸른 바다와 그 위에 부는 바람과의 접촉을 통해
지금의 삶만이 다가 아님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테마 소풍의 장소는 부산대, 40계단,
부산근대역사관, 보수동 헌책방 골목,
영도대교, 배탑승, 자갈치시장으로 잡았다.
다녀온 지금 생각해보면 시간도 많이 걸렸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느라 고생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아이들은
모둠끼리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며,
먹는 것부터 장소 찾아가는 것 까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의논하고,
그러다 의견이 안 맞으면 티격태격하기도 하면서
좀더 친해졌거나 좀더 멀어졌거나 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소풍은 다소 미흡하기는 했지만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었던 소풍이 아니었을까 자위해본다.
근데, 대학탐방 오리엔티어링에 문화상품권 일곱장과
학교 앞 분식점 1만원 이용권 두장,
그리고, 보수동 헌책방에서 재미있는 또는 의미있는 또는 괜찮은 헌책을 산 아이들에게
지급할 문화상품권 세장 등...
돈은 좀 드는 소풍이었다.....
참 돈 안드는 상품도 준비했다.
이틀 조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