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부터2008년까지엠파스블로그
그 사람
큰 바위
2011. 4. 17. 20:41
학급앨범모둠이 그동안 앨범 만드느라 고생해서
같이 저녁먹고 노래방 갔다가 밤 9시 45분쯤 집에 돌아가려고
주차장으로 발을 옮기는데 전화가 왔다.
그였다.
같이 학교에 부임하여,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사람
수 많은 날 자리를 같이 하고 술을 같이 마셨으며,
학교의 미래와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토론을 벌였던 사람.
답사를 같이 시작하여 삼일여고 교사 답사반을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삼일여고를 사람하는 사람들이란 비밀 단체를 만들어
학교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였던 사람
전교조 삼일여고 분회를 만들었으며,
기존의 예상을 깨고, 분회장과 사립지회 조직부장으로 최선을 다했던 사람
그의 발전하는 건강성을 보고 있노라면 충분히 행복감을 주었던 사람.
그런데
그 사람이 전화가 왔다.
그런데
그 사람을 만나기가 참 껄끄러웠다.
지난 5월 전교조를 탈퇴하기 전에 술자리를 한 이후로 처음인 술자리
그 사람은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난 별로 얘기하지 않았다.
얘기할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가진 생각에 대해, 자신이 가진 욕심에 대해, 자신이 가진 조금의 양심에 대해
나에게 많은 얘기를 했다.
왜
나를 보자고 했을까?
왜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을까?
서글픈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