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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교단일기

이별....

어제 예정보다 하루 일찍
7반 아이들 2학년으로 올려보내고
오늘은 한나절 짐을 교무실로 옮기고,
교육청에 보고할 공문 때문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어제 우리반 아이들 올려보내며
뭔가 멋있는 말이라도 한 마디 하고 싶었고,
뭔가 의미있고 도움되는 말이라도 한 마디 더 하고 싶었는데,
어느새 주절이 주절이 말이 많아지는 나를 느끼고,
급하게 말을 마무리한게 조금 걸린다.

뜻하지 않게 아이들이 포스트잇에다
한 마디씩 써서 붙은 종이를 주었을 때
크게 기뻐하며 감격한 것은 아니지만
돌이켜 놓고 생각해보면
그 소극적인 아이들이
담임인 나를 비롯,
부담임인 박인숙 샘께도
드린 것을 보면
이 아이들을 어떻게 평가해야할지.....

5년만에 맡은 담임
이젠 잘 할 자신 있었고,
이젠 정말 좋은 담임 될 자신 있었는데
1년 간의 평가는 참담하다.
어제 마지막 학급행사를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나의 과오와 잘못을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때 조차도 존심이 생겨
시원하게 내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 것 같아
찜찜하다....

이 글이 2009학년도 마지막 교단일기가 될 것 같은데
굉장히 멋진 마무리를 하고 싶었는데
늘 해오던 반성을 해야하는 입장이 곤혹스럽다.
늘 묻는 말이지만
언제쯤 제대로 된 담임이 될 수 있을까?
올해는 담임을 하지 않는다.....
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