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이야기

내 가는 길의 끝은 어디일까?

이틀 전 사립지회 전 지회장 및 차기 지회장 거론자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나도 그 자리를 함께 하면서
잘 세워지지 않는 차기 사립지회장 문제를 같이 의논하게 되었다.

역시 별로 답은 보이지 않았다.
전교조 탄압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고,
사립지회 조합원들의 탈퇴는 이제 낯선 일이 아닌데
이 엄중한 상황 하에 50이 되었거나
50이 다 되어가는 사람들에게
사립지회장의 책임이란
너무 가혹한 것이니 만큼
답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겉도는 이야기를 빨리 정리하고,
오랜만에 만난 동지들과 함께 술자리를 하고픈 생각에
세 가지 제안을 하였다.

첫째는 내가 사무국장을 맡고 서진규 동지를 지회장으로
둘째는 내가 사무국장을 맡고 전남일 동지를 지회장으로
서진규 동지와 전남일 동지로부터 고사의 변을 듣고
세번 째로 한 제의는 내가 지회장의 책임을 맡겠다는 것이었다.

모인 사람 10여 명 중에서는 내가 제일 나이가 어렸다.
따라서 만약에 어쩔 수 없이 지회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몇 년 뒤에나 하는 것이 우리 지회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인데
일이 그 모양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지난 해부터 내게 떨어진 불똥이 아직 다 사그라들지 않았는데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지회장의 책임을 맡는 것 뿐이었다.
일단 내가 2년을 책임을 맡아 이명박 정부 하반기 임기와 함께 하면서
사립지회를 간신히 버텨낸다면
다음 정부가 혹 우리에겐 그나마 견디기 쉬운 정부가 구성되고,
또 그래서 그동안 힘을 잃고 표류하는 전교조에 힘이 더해진다면
발길을 돌렸던, 마음을 닫았던 동지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그때까지 나는 버티고 또 버티서 조직을 유지해나가는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잘난 것도 없고,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책임감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나섰는데
다행히 내 입으로 나서기 전에
고두승 동지가 나를 추대해주어
위신은 살릴 수 있었다.

내가 2년을 잘 버티고 난 후
50대가 다시 2년을 맡는 것으로 서진규 동지가 제안을 했고,
우리는 암묵적인 동의를 했다.

이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4년의 시간은 번 샘이다.
막중한 책임과 자기 희생이 필요한
지회장의 직책을 잘할 자신은 없지만
나의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어떻게든 사립 동지들과 함께 
참교육의 한 길로 가고 싶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
걱정도 많이 되고.....

나는 2년을 잘 버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