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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교단일기

내가 이해하기 힘든 것은....

아이들 간의 미묘한 관계이다.
표면적으로 볼 때는 매우 친하며 서로 토닥거리며 또 친하게 지내는 것 같은 아이들도
내면으로 들어가 보면 여러 복잡함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000과 나머지 세 명인 kkk, yyy, nnn은 겉으로 보기에는 무난한 친구같다.
이들도 처음부터 관계가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000은 나머지 세 명으로부터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kkk의 휴대폰을 대신 가져오다가 수업시간에 전원을 켜놓은 것이 발각되어
내게 압수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부터는
000은 상당한 어려움에 빠진 것 같다.

000은 몇 번씩 내게 와서 휴대폰을 돌려줄 수는 없는지
아님 자신의 휴대폰과 바꿀 수는 없는지 졸라댔다.
하지만 나는 000의 잘못이 아니라 kkk의 잘못으로 그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아이를 돌려보냈다.

이 일로 000은 더욱 큰 어려움을 느끼게 되었고,
kkk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휴대폰 내 놓으라는 압력에 시달린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kkk는 그것을 압력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
또 옆에서 봤을 때 000의 평소 성향으로 봤을 때
심각한 압력을 느끼고 있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000의 평소 행동으로 볼 때 kkk 등이 오히려 난감한 경우에 빠질 때도 있다는 것이다.
다소 종잡을 수 없는 언행이 000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방해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어쨌든
담임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 명과 상담을 진행했으며
자신들이 어떤 위험한 상황에 있는 지에 대해 말해주고,
서로의 삶에 개입하지 않을 것을 지도하였다.

대체로 양쪽 다 수긍하는 입장이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이런 일이 발생할 때
서로의 관계를 원만하게 발전시켜 다시 예전처럼 친하게 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인데
쉽지가 않다.